꼬리에 꼬리는 무는 그날 이야기
5월 13일 반영된 그날 이야기는
꼬꼬무-45년 만의 귀가 : 죽은 자의 생존 신고
편입니다.
1998년 8월 제철소에서 일하고 있던
장영욱씨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조선족 말투를 쓰던 그 사람은
장영욱씨의 신상을 말하며
당신 아버지를 데리고 있으니
일주일 내로 데리러 오라는 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누군가 사기를 치거나
장난을 친다고 생각했던 장영욱 씨,
왜냐하면 그의 아버지는 그가 생후 4개월 때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그 후 45년 동안 빠지지 않고 제사를 지내왔기에
믿을 수 없는 말이었습니다.
믿지 못하는 장영욱씨에게
조선족 말투를 쓰던 그 사람은
당신 아버지와 통화를 시켜주겠다고 하고
수화기 너머로 자신의 아버지라고
말하는 그 노인의 목소리가
왠지 모르게 장난으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본인이 아버지라며
나 좀 집에 데려가 달라며
일주일 내에 꼭 와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장영욱씨는 자신보다 아버지를
더 많이 기억하고 있던
사촌 형에게 통화를 부탁했고
전화를 받았던 사촌 형은 45년 전 살았던
고향에 대해 자신보다 더 잘 알고 있던
수화기 넘어 그 사람의 말에
깜짝 놀라고 맙니다.
한편 고민에 빠진 다른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그것이 알고 싶다' 박종성 PD 였습니다.
그는 가족들보다 먼저 수상한 남자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고 취재 여부를 고민하던 중
그에 대해 알아보기로 결심하고 그가 있던 중국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조사 끝에 그가
45년 전에 죽은 장무환 씨임을 확인하게 되고
수많은 경로를 걸쳐 장무환 씨를 만나게 됩니다.
이후 장영욱씨와 사촌 형 그리고 어머니가
아버지를 확인하러 중국으로 가게 되고
결국 장무환 씨를 만나 그가 진짜 살아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에게는 무슨 사연이 있었던 걸까요??
6.25 마지막 전투에서
장무환 씨는 북한에 포로로 끌려가게 됩니다.
아오지 탄광에서 그와 수백 명의 포로들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힘든 노동과 배고픔으로 세월을 보내지만
조국이 언젠가 우리를 찾을 거라는 희망으로
버텼습니다.
그러나 조국은 그들을 잊었고
그렇게 45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우선 장무환씨는 자신이 국군 포로이며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간절하게
한국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한숨을 쉬며 도와줄 수 없다고
매몰차게 전화를 끊어 버렸습니다.
가족들과 장무환 씨는 절망하지만
다른 탈출계획을 세웁니다.
차로 기차역까지 이동후 기차를 타고 항구로가
배를 타고 인천항으로 들어오는 방법이었습니다.
기차역에는 공안들이 지키고 있어
탈북자같이 보이는 사람들을 잡아내고 있었습니다.
출발 5분 전 가까스로 가족들은 기차에 타게 되고
긴장이 풀린 장무환 씨는
18시간 동안 기차에서 그의 이야기를
가족들에게 풀어놓기 시작했습니다.
항구에 도착해
여권이 없던 그는 잠시 항구에서 대기하기로 하고
가족들은 여권을 구하러 집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여권을 구하기 위해 가족들은 고군분투 하지만
정부 측에선 북한 주민인 장무환 씨를 도와줄 수 없다는 말 뿐이었습니다.
그 당시 국군포로에 대한 법이 없었기 때문에
외교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사촌 형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내일 남서울 호텔로 12시까지
나오라는 말이었습니다.
사촌 형은 다음날 남서울 호텔로 가게 되고
검은 양복을 입은 누군가에게
장무환 씨의 여권을 받게 됩니다.
사촌 형은 그 길로 장무환 씨를 데리러
중국으로 넘어가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장무환씨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장무환씨는
가족들에게 사실은 북한에서 강제결혼을 통해
자식들이 3명이 있다고 털어놓게 됩니다.
하지만 45년 동안 홀로 아이를 키워오던
그의 아내는 남편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그동안 외로웠는데
이제는 남편이 있어 좋다고 말합니다.
장무환 씨와 그의 아내는 14년 동안
함께 살다가 아내 먼저 눈을 감은 후
그도 눈을 감았습니다.
장무환 씨는 어디에 있든 볼 수 없는 가족들을
그리워하며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이번 국군포로 장무환씨 이야기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나라가 나를 지켜주지 않으면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방법은
내 목숨을 거는 일 밖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장무환 씨 외에도 북한에 있는 국군포로가 6만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그중 스스로 남한으로 넘어온
국군포로가 80명입니다.
정부는 한 번도 국군포로를 송환한 적이 없으며
지속적으로 소극적인 태도를 취해왔습니다.
북한에서 국군포로를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일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예우 또한 열약했으며 충분한 대우를
받지 못한 채 돌아가신 분들이 다수였습니다.
지금이라도
나라를 위해 싸우신 분들을 위해
지금이라도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도록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꼬꼬무-45년 만의 귀가 : 죽은 자의 생존 신고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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